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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목 따러 왔수다"... 북한 무장 공비 출신 김신조 목사 별세

2025.04.09 16:49
북한 무장 공비로 청와대를 습격했다가 귀순한 김신조 서울성락교회 원로목사가 9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3세.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교원예움 서서울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942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김 목사는 1968년 1월 2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북한군이 기습한 '1·21 사태' 당시 청와대로 향한 부대원 중 한 명이었다. 그가 소속된 민족보위성 정찰국 124부대는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로, 같은 해 1월 13일 북한군 정찰국장으로부터 '청와대 습격 작전 지시'를 받고 1월 18일 휴전선을 넘었다. 김 목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미 남파훈련을 꾸준히 받았던 부대라 청와대 습격 훈련은 정작 보름 남짓밖에 안 받았다"며 "독도법(지도를 보는 법)을 반복 훈련하고, 모래주머니를 차고 산악구보를 하며 체력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김 목사 등 부대원 31명은 낮엔 땅을 파 휴식을 취하고 밤 시간을 이용해 이동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만 하루 만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이동했다. 신분을 숨긴 채 경기 파주까지 진입한 부대원들은 19일 오후 한 야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나무꾼이었던 우씨 4형제를 만났다. 부대원들은 '땅이 얼어 시체를 묻기 어렵다'는 생각에 "신고하면 가족을 몰살하겠다"는 협박만 한 뒤 이들을 풀어줬으나, 우씨 형제들이 곧장 경찰에 간첩 신고를 해 동선이 노출됐다. 다만 당시 신고를 받은 합동참모본부가 북한군 이동 경로를 잘못 예측해 부대원들은 21일 밤 청와대에서 800m 떨어진 종로구 세검정 고개까지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세검정 고개를 통과하려던 부대원들은 임시 검문소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에게 신분이 발각됐고, 대치를 이어가다 부대원 중 한 명이 경찰에게 기관총을 난사하며 총격전이 시작됐다. 이 총격전으로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이 사망했으며,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도 전투에 휘말려 탑승객들이 수류탄 파편을 맞고 숨졌다. 총격전 이후 부대원들은 작전이 실패했다고 판단해 뿔뿔이 흩어졌다. 31일까지 이어진 군경 합동 수색을 통해 북한 부대원 2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북으로 도망갔다. 한국에선 25명의 군인과 민간인 7명 등 총 32명이 사망했다. 인왕산으로 몸을 숨겼던 김 목사는 수색대원에 발각된 뒤 투항해 북한군 중 유일하게 생포됐다. 김 목사는 체포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투항 후 육군방첩부대에서 조사받던 김 목사는 북한 무장 공비에 대한 정보를 적극 제공하고, 침투 당시 총을 한 발도 쏘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받아 2년 만에 풀려났다. 김 목사는 1970년 귀순해 주민등록증을 받았으며, 이후 서울침례 신학대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1996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김 목사는 성락교회에서 목사로 재직하며 신앙 생활을 이어가는 한편 2010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북한 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회 고문으로 임명되는 등 안보강사로 활동했다. 김 목사는 2015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남북한 희생자들 모두 20, 30대 젊은이들이었는데 얼마나 아까운 목숨들이냐"며 "47년간 한국에서 사죄와 보은의 감정으로 살면서 항상 그날의 희생자들을 생각한다"고 1·21 사태에 대한 회한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0분 서울 북한산에 빨간색과 파란색 조끼를 입고 '산불 조심' '흡연 금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50여 명이 모였다. 영남 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엄청난 위력의 화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시민과 공무원 등이 휴일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아침 일찍 산불 예방 캠페인에 나선 것. 이들은 약 5시간 동안 등산객들에게 친환경 쓰레기 봉투를 나눠 주고, 산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부탄가스통 등을 주웠다. 봉사에 참여한 장 사무관은 "사람의 부주의로 작은 불씨가 초대형 산불로 번져 수많은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잃는 모습을 지켜보고 마음이 아파 나섰다"며 "산불 예방에 일조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산하 재난·재해 전문봉사단 '바로봉사단'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시민과 함께 산불 예방 캠페인 '불씨 제로, 산불 아웃!'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달 말 발생한 영남권 초대형 산불의 원인이 담뱃불과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획됐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나 햇빛을 모아 불붙게 하는 깨진 유리 조각 등으로 인해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일으키는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험 요인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북한산 4개 탐방로(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정릉계곡 탐방로, 우이분소 백운탐방지원센터, 구기분소 진관공원지킴터)와 아차산, 수락산, 남산 등 서울 시내 주요 등산로에서 진행된다. 전현직 서울시 공무원 100여 명으로 이뤄진 '서울시 나눔과 봉사단'도 동참한다. 2009년부터 나눔과 봉사를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통합에 기여하고자 뭉친 이들은 2022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복구 활동에 참여하면서 바로봉사단에 합류했다. 봉사단 창립 멤버로 회장을 거쳐 현재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장 사무관은 "2023년 서울 인왕산과 북악산에서도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해, 서울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직접 나와 살펴보니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쓰레기가 곳곳에 방치돼 더욱 경각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 산불을 계기로 전 국민이 산불의 파괴력을 체감한 만큼, 많은 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예방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자유롭게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먼저 등산로 입구에 있는 안내문에 표시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캠페인의 필요성, 줍깅·플로깅 활동과 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화성 물질 종류를 확인한다. 그다음 친환경 봉투에 쓰레기를 담는 활동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누리집, 인스타그램에서 '불씨 줍기' 시민 참여 캠페인으로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