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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그곳이 궁금하다, 청와대 대통령 관저

송고 2017년11월04일 13시00분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청와대 여러 시설 중 일반인에게는 물론 취재진에도 가장 공개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관저입니다.

청와대 내 대통령 관저는 본관 뒤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 때 지어졌습니다.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깊숙한 곳입니다. 위치상으로도 그렇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에서도 가장 '깊숙합니다'.

대통령과 가족의 사적인 공간이므로 공식행사나 공개행사가 없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관저 입구 인수문 [백승렬 기자]
관저 입구 인수문 [백승렬 기자]

역대 대통령 중 관저를 취재진에 처음 공개한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대통령의 관저생활 사진은 필요한 경우 청와대 전속만 찍어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관저를 취재진에 공개한 것은 세 차례입니다.

취임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2003년 3월과 그해 가을인 11월, 그리고 임기가 끝나 청와대를 떠나던 날이었습니다. 이 세 번도 관저 내부까지 공개한 것은 아니고 관저를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입구까지만 공개했습니다.

2003년 3월 11일,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관저를 나서는 모습과 관저에서 본관까지 참모들과 이야기 나누며 걸어서 출근하는 모습, 집무실에 들어서 참모들에게 보고받는 모습 등을 공개했습니다.

관저에서 출근하는 문 대통령 [백승렬 기자]
관저에서 출근하는 문 대통령 [백승렬 기자]

청와대는 관저를 취재진에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하며 관저 안으로는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수차례 당부했습니다.

관저 입구에서 취재준비를 마친 기자들은 호기심에 찬 눈으로 의전과 경호관의 감시(?)를 피해 한발씩 앞으로 포토라인을 옮기며 관저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관저 역시 본관과 마찬가지로 푸른색 지붕이었고, 그리 넓지 않은 앞마당이 보였습니다. 마당에는 크지 않은 수목이 몇 그루 있었습니다.

마당 너머에는 고풍스럽지는 않지만, 전통미를 살리려 애쓴 문과 기둥, 보 등이 보였습니다.
문이 열려 있는 여러 개의 방도 볼 수 있었으나 용도는 물론 규모도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인수문 나서는 문 대통령 [백승렬 기자]
인수문 나서는 문 대통령 [백승렬 기자]

출근 시간이 되자 노 대통령과 권 여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구두를 신는 노 대통령의 모습, 권 여사와 이야기 나누는 모습, 마당을 나설 때 옷매무새를 만져주는 모습, 관저 밖까지 나와 배웅하는 모습 등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관저에서 노는 새롬이와 희망이 [청와대 제공]
관저에서 노는 새롬이와 희망이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를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취임 5일 후인 5월 15일,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주영훈 경호처장, 송인배 전 일정총괄팀장 등과 출근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관저에서 손녀와 함께한 이명박 [청와대 제공]
관저에서 손녀와 함께한 이명박 [청와대 제공]

'계절의 여왕'인 5월 중순답게 맑은 햇살 아래 밝은 분위기로 출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관저 소회의실 회의 모습 [청와대 제공]
관저 소회의실 회의 모습 [청와대 제공]

이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관저 소회의실에서 측근들과 함께 회의하는 모습 등 전속이 찍은, 직무와 관련된 사진을 여러 차례 제공했습니다.

떠나는 노무현 [박창기 기자]
떠나는 노무현 [박창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관저를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관저에서의 일상생활 중 특별한 한 가지를 공개하며 관저생활을 살짝 알렸는데, 이는 '새롬이'와 '희망이'의 근황이었습니다.

취임식 당일, 사저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을 떠날 때 주민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진돗개 한 쌍의 성장 모습을 소개한 것입니다.

떠나는 이명박 [도광환 기자]
떠나는 이명박 [도광환 기자]

그 이외 관저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취임 초 독신으로 여성 대통령인 탓에 관저를 일부 구조 변경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적은 있습니다. 이런 구조 변경 내용 중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는 '거울방'의 존재가 보도되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도 관저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진 보도는 없었습니다. 다만 가족생활 모습이 한두 번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떠나는 박근혜 [백승렬 기자]
떠나는 박근혜 [백승렬 기자]

문 대통령은 2019년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집무실이 이동하더라도 관저는 그대로일 것입니다.

관저는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무는 공간입니다.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던 날,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하루 넘겨 청와대 관저를 떠나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이용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떠났습니다.

아래는 관저를 나서는 모습입니다.

떠나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떠나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2년 2월 24일, 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에 청와대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관저를 떠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로 향했습니다.

2003년 3월의 출근 모습 [박 일 기자]
2003년 3월의 출근 모습 [박 일 기자]

2017년 3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가 난지 삼 일째 저녁, 관저를 나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향했습니다. 탄핵 선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입니다.

2003년 11월의 출근 모습 [도광환 기자]
2003년 11월의 출근 모습 [도광환 기자]

다른 대통령을 살펴보면 1988년 2월 25일에 전두환, 1993년 2월 25일에 노태우, 1998년 2월 24일에 김영삼, 2003년 2월 24일에 김대중 대통령이 각각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살짝 보이는 관저 안 [박 일 기자]
살짝 보이는 관저 안 [박 일 기자]

'떠남'은 대체로 씁쓸한 일입니다. 특히 정치인의 떠남은 더 그렇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제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는 퇴임 전날, "전직 대통령만큼 애처로운 사람도 없다"라고 말해 퇴임의 아쉬움을 직설적으로 토로했으며,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몇 명 되지 않는 전직 대통령의 숫자를 들어 비유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배타적인 노조'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관저의 성격상 지금까지 보도된 것 이상 구체적으로 보도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히 사진이나 영상 이미지의 공개는 더 그럴 겁니다.

많지 않은 관저의 모습과 관저에서의 대통령들 모습도 청와대의 역사며 우리 역사의 한 단면으로 남을 것입니다.

다만 사생활 부분을 제외하고 관저 내 예술성이나 역사성이 담긴 부분이 있다면 한 번 공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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