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K-42

제2차 세계 대전 시기인 1942년 소련의 무기 설계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개발한 시제품 기관단총. 정식 생산된 바는 없어 생산량은 2정뿐이고, 그나마도 단순 블로우백 방식의 첫번째 시제품은 유실되었다.

칼라시니코프는 원래 전차병이었으나 전투 중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독일군의 MP40에 자극받아 전차병들을 위한 기관단총을 설계했다. 칼라시니코프가 머물던 병원은 도서관을 긴급하게 야전병원으로 개조한 곳이라 기계공학 관련 기본서가 충실하게 있었고, 후방지역이라 참고할 만한 미국제 총기가 지천에 널려있었다.[3] 이 때문에 칼라시니코프는 기존 러시아제 총기에 비해 미국 총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1942년 4월 퇴원한 칼라시니코프에게는 상부에서 집에서 대기하면서 휴양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그는 집으로 가라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총을 완성시키기 위해 탈영해서 원래 자신이 근무하던 알마티의 시베리아 철도 기술부로 갔다.[4] 온갖 고생 끝에 1942년 중순에 그의 첫 총기인 PPK-42 기관단총을 완성하여 PPSh-41의 후속 기관단총 사업에 제출했다.

PPK-42는 7.62×25mm 토카레프 권총탄을 사용하며, 단발과 연사 모드를 지원한다.

현재 남아있는 두 번째 시제품의 노리쇠 움직이는 방식이 굉장히 특이한데, 복좌용수철 가이드와 노리쇠뭉치가 맞닿는 부분이 나사처럼 비틀려 있어 블로우백을 지연시키는 구조이다. 또 특이하게도 클로즈드 볼트 기관단총 중에서 드물게 공이 직동식으로 작동한다.

총의 길이와 무게를 억제하면서 적정 연사력을 얻으려다 보니 욕심을 부린 결과였는지,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구조가 너무 복잡하다는 평을 받았고, 수다예프의 PPS-42가 생산성, 내구성 등 많은 면에서 소련군을 만족시켜 채용되면서 그의 첫 작은 꿈은 좌절되었다. 하지만 칼라시니코프의 기관단총을 평가한 아나톨리 블라고느라보프는 대신 칼라시니코프의 재능을 인정하여 포병국(現げん GRAU)에 천거하였으며, 칼라시니코프는 툴라 조병창으로 배치되어 총기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나이 23세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