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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5일(현지시각) 파리 라샤펠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세영이 5일(현지시각) 파리 라샤펠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나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일하게 대처한 대표팀에게 실망해 이 순간을 끝으로 (함께) 계속 가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22)이 경기가 끝난 뒤 한국배드민턴협회와 국가대표팀의 미흡한 대처를 놓고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무릎 힘줄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이후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에 나선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안세영은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릎 부상과 관련한 내막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오른쪽 무릎에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너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살 뻔했다”고 입을 연 뒤 “부상은 생각보다 낫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처음 오진이 난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를 해왔다. 작년 말에 다시 한 번 검진을 받아보니 많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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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참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꿋꿋하게 옆에서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부상 이후 한동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1월 인도오픈에서는 허벅지 근육 부상까지 겹쳐 8강에서 기권하기도 했다. 이후 전담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재활에 집중하며 심리적 안정을 얻었다.

안세영은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협회와 대표팀의 올림픽 준비 과정을 놓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부상을 겪은 뒤 대표팀에서 있었던 순간에 너무 많은 실망을 해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며 “배드민턴의 발전을 위해서 계속 (운동을) 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줄지 모르겠다. 앞으로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상황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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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표팀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뜻인가’라는 말에는 “대표팀을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게 하는 건 선수에게 야박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에 소속되지 않아) 선수의 자격이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라는 성과를 올린 데 대해서는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이 다르다. 그런데 협회는 모든 것을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하고 있다.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 이룰 수 있는데 금메달이 하나밖에 안 나오는 사실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파리/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