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운영하는 여인숙 출입문 앞에 승용차를 세웠다는 이유로 차량 위에 보행기를 올려 보닛 등을 망가뜨린 80대 할머니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일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84)씨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여인숙 업주 A씨는 지난해 5월 23일 B씨가 여인숙 출입문 앞에 승용차를 주차했다는 이유에 화가 나 차량 보닛 위에 자신의 보행기를 올려 보닛과 앞 유리가 긁히게 하는 등 400여만원의 수리비가 들도록 망가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폭력 전과가 다수 있고 피해회복이 되지 않았으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 측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차량 보닛 위에 보행기를 올려놓기는 했지만 B씨 차량에 원래부터 금이 가 있었고 보행기가 차량을 망가뜨렸다고 보기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며 무죄를 주장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보행기를 올려두는 과정에서 보행기가 쓰러지며 차량 앞 유리를 충격했고 A씨가 보닛 위에 쓰러진 보행기를 그대로 끌어서 위치를 옮긴 점 등을 토대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