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동문회관·엄격한 복장규정 거부감
오마카세·루프탑 풀 갖춘 새 클럽에 가입
미국 동부 명문대 ‘아이비리그’ 동문회들이 100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젊은 회원 유치에 실패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뉴욕시 소재 프린스턴대 동문회(프리스턴 클럽) 동문회관 리모델링 계획에 따르면 프린스턴 클럽은 지난 2021년 이후 지속적인 회원 수 감소와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린스턴 클럽은 최후의 수단으로 60년된 동문회관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유 사무실, 카페, 라운지 바 등 현대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해 말 채권자가 동문회관 부지에 대한 압류를 신청하면서 리모델링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고 프린스턴 클럽은 문을 닫게 됐다. 현재도 10층 높이의 프린스턴 클럽 뉴욕 클럽하우스는 리모델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프린스턴 클럽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회원수의 33%가 감소했고, 2021년 클럽하우스 건물과 관련된 4000만달러의 대출에 대한 채무를 불이행했다. 같은해 12월 한 구매자가 해당 건물을 800만달러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WSJ는 “19세기 출범한 아이비리그 클럽 조직은 미국에서 권위 있는 조직이었지만 요즘은 낡은 장소, 평범한 음식, 엄격한 복장 규정 등으로 인해 유행에 완전히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1865년에 설립돼 상대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자금이 풍부한 하버드대 클럽은 회원수도 많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아이비리그 클럽들은 비즈니스 회의, 출장 시 숙박 등 중년층 이상의 동문들만 주로 찾는 장소가 됐다. 뉴욕시 거주 하버드대 동문의 연회비는 연간 520~2598달러에 달한다.
WSJ에 따르면 최근 젊은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은 ‘카사 치프리아니’, ‘제로 본드’, ‘소호 하우스’ 등과 같이 루프탑 수영장이나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갖춘 새로운 사교 클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아이비리그 클럽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폐쇄되면서 식음료 판매 수익이 한동안 급감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가자전쟁으로 인한 미국 대학가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확대와 이를 진압하는 대학 측의 갈등을 둘러싸고 모교 클럽 가입을 거부하는 졸업생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예일대 클럽은 최근 대학 졸업생이 아닌 회원들을 받기 위해 최소 2명의 동문 회원의 추천을 받으면 예일대 클럽에 지원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마저 변경했다. 뉴욕에 클럽을 운영하는 아이비리그 동문회 대다수는 회원 정보 등을 기밀로 유지해 왔다.
팬실베니이니아대 클럽(펜 클럽)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창립 이래 최근 10년간 회원 수가 계속 줄었고, 코넬대 클럽은 2016년 이후 매년 28만~210만달러의 운영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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