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서박람회에 한 달 간 전시
일본 끈질긴 방해에도 전시 성사
한인회 "한인 이주 60년, 뜻 깊어"

23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박람회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모습. 아르헨티나 한인회 제공·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이 아르헨티나 도착 후 3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아르헨티나 한인회는 2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도서박람회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고 밝혔다. 중남미에선 첫 소녀상 전시다.
아르헨티나 평화의 소녀상은 2022년 12월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당시 불법 납치와 고문, 살해가 행해진 옛 해군사관학교 부지 내 '기억의 박물관' 앞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압박에 의해 무산 위기에 몰렸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비밀 수용소를 인권 단체와 박물관 등이 밀집한 '인권의 상징'으로 바꾸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시도했는데, 일본 정부가 '소녀상이 설치될 경우 지원을 철회하겠다'며 위협한 것이다.
도착 3년째를 맞은 소녀상은 우여곡절 끝에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계획한 영구 전시는 아니지만 중남미 최대 문화 행사로 꼽히는 국제도서박람회 전시가 결정된 것이다. 정식 제막식은 25일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도 일본의 방해가 이어지면서, 설치 장소는 당초 예정된 박람회장 입구가 아닌 회장 내 부스로 결정됐다. 소녀상은 이곳에서 박람회가 폐막하는 다음달 12일까지 전시된다.
아르헨티나 한인회는 "올해는 한국의 광복 80주년이고,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도 60주년을 맞는 만큼 소녀상 설치가 뜻 깊다"며 "국제도서박람회가 큰 문화행사인 만큼 많은 방문객들에게 소녀상의 의미와 역사를 널리 알릴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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