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는 반년 좀 넘었고 저는 아내입니다. 둘다 비슷한 직장 다니구 있구요. 둘다 자취를 10년정도 하다가 결혼하는거라 이렇게 서로가 힘든? 상황이 될지는 몰랐어요. 일단 저는 요리를 좋아하고 꽤 잘해서 결혼전부터 남편한테 요리도 자주 해줬고, 이런 모습을 좋아하더라구요. 제가 엄청 깨끗하거나 결벽증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냥 친구들 놀러오면 집 깔끔하다는 얘기는 듣는 정도였습니다. 연애할때는 거의 저희집에서 놀고 자고 했고, 가끔씩 남편집에 놀러갈때는 좀 더러워서 사실 자거나 음식을 해먹기가 꺼려지긴 했었습니다. 그래도 남자 혼자 원룸에 살다보니 그런거겠지. 결혼하고 서로 맞춰가면 깨끗해지겠지 싶었어요. 아, 남편은 요리도 거의 못해요. 거의 간단히 닭가슴살이나 볶음밥 계란후라이정도 해먹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림을 합치고 주방일과 장보는거는 거의 제가 맡아서 하게되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남편이 청소를 하게되었고(제가 청소를 해달라고 부탁한것도 있구요) 음식물쓰레기 버리는것도 남편이 맡아서 하게 되었어요. 설거지, 빨래는 같이 했구요. 그런데 남편은 역치가 낮아서 청소도 제기준보다 너무 안하고, 해도 대충 부직포로 미는것뿐ㅋㅋ 설거지는 제가 안하면 3-4일은 쌓이고,, 빨래도 남편이 돌리면 수건에서 냄새가 나고 괜히 그 냄새나는 수건을 써서 뾰루지가 생기는거같고 너무 삶의 질이 떨어지더라구요. 식탁에서 뭘 먹으면 바로 치우지도 않고, 설거지를 해도 유리는 뿌옇고,, 씽크대 청소할줄은 아예모르고 음식물쓰레기 담당인데 냉동실에 음쓰봉지가 몇개인지 모르겠어요ㅋㅋ 싸우기도했고, 자존심 상해하길래 정말 완곡히 부탁도했고, 잘 달래며 가르쳐보기도하고,, 그냥 제가 하기도하면서 살다가 얼마전엔 제가 술먹고 울면서 나 너무 힘들다고 얘기를 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남편도 정말 스트레스가 많다고 합니다. 자기는 결혼전 생활이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었는데 결혼 후에 저와 생활을 맞춰가야하는데 그게 거의 제가 불만을 말하는거고 남편은 고쳐야하는 입장이기에 자기도 너무 힘들대요. 이것때문인지는 모르겟는데 살짝 원형탈모도 왓어요..ㅋㅋㅠ 그리고 요리같은거 제가 해줬으면 얼마나 해줬다고 그러냐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보통 평일은 각자 차려먹고 주말에 맛난거 해주거나 반찬 만들어놓곤했어요) 저는 사실 남편이 맛난거 먹고 행복해하는게 저의 사랑의 방식이라고도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너무너무 서운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리고 뭔가 대책도 필요할거같아서 남편보고 주방일과 장보는것을 너가해라. 청소와 빨래를 내가 전담해서 하겠다. 라고 제안했고 일주일이 지났어요. 제대로 할수잇을까 걱정은 됬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전 청소랑 빨래만 열심히 했어요. 확실히 제 손이 가니 집도 깨끗해지고 빨래도 냄새가 안나더라구요 ㅠㅠ 그리고 남편도 정말 정말 어색하지만 혼자 가서 장도 봐오고 카레같은거도 만들더라구요 맛은 별로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자꾸 해봐야한다고 생각해서 칭찬해주고 맛잇게 먹었어요. 근데 남편은 기분이 별로 안좋은가봅니다. 오늘 하는말이, 자기는 제가 요리하는 모습을 좋아했던건데, 일이 이렇게 되고 자기가 주방일을 하니까 기분이 좋지않대요. 자기는 내가 요리를 해주고 그걸 먹으면서 챙김받는 기분도 들고 대게 행복했는데 그걸 제가 안하니까요,, 근데 자기가 빨래와 청소를 한다해도 제 맘에 들게 할 자신은 없대요. 그러면서 자기는 혼자 살았을때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었는데 결혼하고선 스트레스도 많이받고, 자기는 결혼이란 제도에 맞지않는사람인거같대요. 혼자살때는 뭐 좀 안치우고 살아도 아무도 뭐라고 안했고, 나중에 자기가 치우면 됬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살림 나눠서 하자고 하고 주방일은 아예 안도와주려고 했던 모습이 서운했대요. 부부인데 그렇게 칼같이 잘라서 일을 나누는게 맞냐면서,,, 저는,, 같이 깨끗하고 쾌적하게 살자고 이렇게 하는거거든요. 진짜 결벽증있는것도 아니고 남편 혼자살때처럼 더럽게 살지는 말자. 그럼 자기도 노력해서 변화해야하지않냐는 입장이거든요. 나중에 애기도 태어나면 더 청결하게 살아야하는게 맞잖아요. 첨에는 같이 하자하자 하다가 점점 저만 하는거같고, 모든면에 제손이 안가면 안되니까 저도 너무 힘들어서 살림을 나눴고, 제가 장보고 주방일 하는걸 별로 고맙게 생각하지않는거같아서 저런 결단을 내린거거든요,, 나중에 언제든 자기가 청소나 빨래를 정말 열심히 할테니 저보고 주방일을 다시 해달라하면 전 언제든지 바꿀 의향이 있어요. 근데 남편이 저렇게 나오는게 사실 좀 이기적으로 보여요. 깨끗하게 바뀌는건 자기가 스트레스고, 주방일을 본인이 하는것도 싫다고하고.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고, 좀 우울하고 답답하네요. ㅠㅠ 조언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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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화장실이 두개면
거실 화장실은 남편꺼
안방 화장실은 와이프꺼
각자 본인 화장실만쓰고 본인이 알아서 청소
수건포함 개인 빨래도 본인꺼만
안방은 와이프가 서재는 남편이
공용공간인 거실, 주방은 주말에 한번씩 같이 대청소
이런식으로 정해서 룸메이트처럼 따로 치워버려요
그리고 청소 도우미 부르는거 돈 아깝다고 생각되지만, 삶의 질이 높아지니
청소 도우미분 부르는것도 추천하구요...
저희 부부도 각자 자취하다가 맞벌이 상태로 결혼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각자 치우게 되었고
저도 요리하는거 좋아해서 제가 요리 대부분 다 하고 시간 나는 사람이 그때그때 주방정리하고
남편도 주방때 청소는 잘 못해서 그런 묵은때 제거는 제가 하구요
물청소 되는걸로 로봇청소기 하나 구입하시고...
결혼 초반 2년까지는 매주 청소업체 불렀었는데
이게 익숙해지니까 그냥 저희둘이도 치우겠더라구요..
잘 합의보시길 ㅠ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