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반사,우리가수와 '밀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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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시장, 나아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우리 가수들을 앞세우는 미국음반사들의 음반 기획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일단은 한국으로서는 우리 가수들을 해외에 소개할 좋은 기회가 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댄스그룹 터보가 미국의 윌 스미스와 함께 음반을 발표하는 게 대표적인 예.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를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윌 스미스는 미국서 '게팅 지기 위드 잇' 이라는 곡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전방위 연예인. 터보는 윌 스미스의 새 싱글곡인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 의 리믹스 버전에 참여했다.

이번 협연은 아시아권에서는 음악적으로 재미를 못본 윌 스미스측의 요청으로 진행하게 된 것. 이를 위해 소속사인 소니사는 우리나라와 일본.프랑스의 아티스트와 접촉, 각 1개씩의 리믹스곡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윌 스미스의 앨범인 '빅 윌리 스타일' 의 보너스트랙으로 포함되며 상황에 따라 미국시장에도 소개될 전망이다.

소니뮤직 관계자는 "다음달 초 발매되는 윌 스미스의 싱글음반에 프랑스 가수의 곡등과 함께 수록될 가능성이 높다" 며 "터보의 동남아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한다.

또 올해초 '나의 하루' 란 곡으로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신인 여가수 박정현은 여름시즌 개봉되는 디즈니의 만화영화 '뮬란' 의 사운드트랙에 자신의 노래를 담아 아시아 전역으로 배급하게 된다.

특히 기존 디즈니 영화의 관행과는 달리 우리가 직접 만든 노래를 담을 계획이어서 더욱 가치가 있다는 평가.

박정현이 이번에 부르게 되는 '영원까지 기억되도록' 은 가수 김현철과 작곡가 신재홍이 만든 것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이터널 메모리' 라는 제목의 영어노래로 소개된다.

따라서 우리 가수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일정한 수준의 보장을 해외음반사로부터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 가요계의 지적이다.

올 가을 베스트음반을 발표하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와 '투 올 더 걸스 아이 러브드 비포어' 를 함께 부를 임창정의 경우 한국에서만 음반을 발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홍콩의 여명이 '사랑한 후에' 등을 한국어로 부르거나 케니지가 새앨범을 낼 때마다 한국 음악을 연주할 계획을 세우는 것도 비슷한 차원의 전략이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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