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가 재미있겠다고요? 아니! 나는요, 움직이는 파라솔. 어이구, 내 팔 떨어지네! 내가 어린아이인 줄 알았다고요? 아니면, 난쟁이인 줄 알았다고요? 절대! 다만 요렇게 하찮은 존재일 뿐이죠. 아! 이제 끝났군요. 정말 성안 거리가 번화하죠? 길도 넓고요. 저 멋진 수레들과 인파. 자, 이제 다 왔습니다. 저기 저 멋진 기와집이 내 집, 아니, 우리 주인님의 집이랍니다. 굉장하죠? 여기는 우리 주인님의 차, 이렇게 멋진 자가용 수레를 보셨나요? 여기는 외양간, 저기는 마구간. 수레는 보통 소가 끌죠. 얘들도 우리 상전인 셈이죠. 어쩌다 탈이라도 나면, 우리는 그 순간 죽은 목숨이니까요. 살림채도 보여 드릴까요? 부경이라는 창고에서 곡식을 내어다가 디딜방아로 찧어서 저기 시루에 밥을 짓죠. 고깃간은 저기 있고요. 아이고, 바빠라. 손님이 오셔서 빨리 음식상을 내오라고 독촉이……. 이렇게 손님 수대로 상을 내죠. 보시다시피 평소에는 이렇게 의자 생활을 하신답니다. 그리고 저